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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색채와 바람, 코스와 포인트, 따뜻한 기억

by 행복한 열정맨 2025. 4. 12.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동피랑 벽화마을은 통영항 언덕 위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주민과 예술가의 손으로 골목마다 그림이 그려지며 과거 철거 위기의 달동네가 전국적인 예술 관광지로 다시 태어난 곳입니다. 알록달록한 벽화와 담장 너머 푸른 바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그리고 골목마다 깃든 삶의 흔적은 여행자에게 ‘사진보다 진한 기억’을 남겨 줍니다. 본문에서는 동피랑의 형성과정, 주요 포토존, 해질녘 전망 포인트, 골목 음식 정보, 통영항 일대 연계 코스까지 모두 안내드립니다.

동피랑 벽화마을 - 색채와 바람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에 위치한 동피랑 마을은 언뜻 보기엔 낡고 소박한 골목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고유한 생명력이 깃든 예술의 거리입니다. ‘동쪽 비랑(언덕)’이라는 뜻을 지닌 이 마을은 원래 철거 대상이었던 달동네였으나, 2007년 통영시와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벽화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른 아침, 마을 입구에서 올라가는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담장 위에 그려진 고양이, 꿈꾸는 아이, 바다를 닮은 푸른 색채의 그림들이 여행자와 인사를 나눕니다. 아침 햇살이 골목마다 스며들면 벽화는 더 따뜻하고 생동감 있게 빛나며, 여행자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동피랑의 진짜 매력은 벽화 그 자체보다는, 그림이 그려진 공간과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적당한 여백에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동안에도, 그 옆 골목에서는 할머니가 된장을 말리고, 아이들이 자전거를 끌며 웃고, 바람은 옥상 깃발을 흔듭니다. 이처럼 동피랑은 ‘예쁘게 꾸며진 전시 공간’이 아니라, 오늘도 살아 숨 쉬는 일상의 연장선 위에 놓인 예술 공간입니다. 골목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통영항은 이 마을 여행의 백미입니다. 갈매기가 날아오르고, 배들이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드나드는 풍경은 ‘그림 속 장면이 현실로 펼쳐지는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그곳에 잠시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 보면,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어우러져 마음 깊은 곳까지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을 동피랑에서 맞이하면, 여행자는 자연스레 감성의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게 되고,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 스며듭니다.

 

걷기 코스와 체험 포인트

● **입구부터 전망대까지 주요 동선 안내** 동피랑마을은 통영중앙시장 뒤편에서 시작되며, 입구 골목에는 ‘동피랑 안내소’가 있어 마을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계단길을 오르면 벽화 구간이 시작되며, 중간중간에는 작은 책방, 수공예 엽서점, 현지인이 운영하는 간이 찻집 등이 있어 잠시 머물기 좋습니다. 정상부에 위치한 ‘동피랑 전망대’에서는 미륵산과 통영항, 남해의 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 **벽화 명소와 인기 포토존** ‘노란 우산 아래 고양이’, ‘파란 문 앞 소녀’, ‘무지개 계단’, ‘동피랑 편지함’ 등은 대표적인 포토존으로, 아침 8시~10시 사이가 자연광이 가장 부드럽고 촬영하기 좋은 시간대입니다. 사진을 찍을 땐 골목을 이용하는 주민들께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매너도 중요합니다. ● **골목 음식과 간식 거리** 입구 쪽에 위치한 ‘미나리 튀김’ 포장마차, ‘꿀빵 노포’, ‘시래기 된장밥’ 가게 등은 지역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특히 통영 꿀빵은 한 입 베어 물면 겉은 쫀득하고 속은 달콤한 팥이 가득해, 골목 투어 중 간식으로 제격입니다. ● **주변 연계 코스 추천** 동피랑 마을을 둘러본 후에는 중앙시장으로 내려가 해산물 구경 또는 회 포장, 미륵산 케이블카 탑승, 통영항 유람선 체험 등을 연계하면 당일치기 여행이 알차게 구성됩니다. 걷기 여행을 즐기시는 분께는 서피랑·남망산공원까지 이어지는 ‘통영 골목길 1코스’도 추천드립니다. ● **야경과 감성 산책** 일몰 무렵, 골목 위에서 바라보는 붉게 물든 하늘과 조용히 어두워지는 통영항은 동피랑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조명이 켜진 벽화와 고요해진 골목이 만들어내는 밤의 분위기는 낮과는 전혀 다른 감성을 선사하며,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깁니다.

 

따뜻한 기억

동피랑 벽화마을을 걷다 보면, 어느새 여행자 자신도 이 풍경의 일부가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림 속 고양이를 따라 걷고, 벽에 기대어 찍은 사진 하나, 그리고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 아래서 마신 차 한 잔—이 모든 것이 단지 ‘기록’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동피랑은 그저 예쁜 벽화가 있는 마을이 아닙니다. 이곳은 과거 철거 대상이었던 장소가 예술과 공동체의 힘으로 다시 살아났다는 점에서, ‘사람이 만든 기적의 공간’입니다. 그림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지라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풍경, 따뜻한 분위기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또렷하게 남습니다. 돌아가는 길, 마지막 골목 끝에서 뒤를 돌아보면 언덕 위에 빼곡히 들어찬 집들과 그림들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다시 와줘요, 이곳에서의 당신을 기억할게요.” 여행자의 마음에 오래 남는 풍경은 화려한 명소보다, 이렇게 소박하고 따뜻한 장소일지도 모릅니다. 동피랑은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당신의 천천한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