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7코스는 제주 도보 여행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과 숲길이 조화를 이루는 코스로, 월평마을에서 외돌개까지 총 17.6km의 여정입니다. 이 길은 해녀들이 바다와 살아온 흔적을 담은 바닷마을과, 숲과 오름이 맞닿은 고즈넉한 오솔길을 지나며,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몸으로 느끼는 여행이 됩니다. 올레길 초심자도 하루 완주가 가능한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풍경·문화·음식·사색이 어우러지는 치유형 코스로서, 그날의 바람과 햇살에 따라 다른 감동을 안겨 줍니다. 본문에서는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주요 포인트, 소요 시간, 준비물, 쉬어가기 좋은 카페·쉼터·식당, 사진 명소, 계절별 추천 팁까지 상세히 안내드립니다.
제주 올레길 7코스 - 코스의 시작
제주 올레길 7코스는 제주시 중문 인근의 월평마을에서 출발하여 외돌개에 이르는 총 17.6km의 구간으로, 바다와 숲이 교차하는 제주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입니다.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하는 시간, 월평 올레안내소에서 걷기 여행을 시작하면, 상쾌한 제주 바람과 함께 발걸음이 자연스레 가볍게 느껴집니다. 길은 곧 낮은 돌담길을 지나 마을 안쪽의 감귤밭과 해녀촌을 스쳐 지나며, 제주 사람들이 살아온 일상의 풍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새벽 어판장에서 갓 올라온 수산물을 손질하는 해녀 할머니들의 손놀림, 감귤박스 위에 놓인 따뜻한 차 한잔의 온기, 돌담에 걸린 등굣길 아이들의 책가방은 여행자에게 “관광”이 아닌 “삶”의 한 조각을 보여 줍니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목에 들어서면 푸른 바다가 수평선 너머까지 시야를 열어 줍니다. 이 구간은 ‘삼매봉’이라는 작은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데, 바다와 하늘, 숲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전망은 걷는 이의 마음을 한층 더 여유롭게 해 줍니다. 삼매봉 전망대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면, 바다 위로 잔잔하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에 온몸이 정화되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무릉도원의 풍경처럼 아기자기한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길가에는 ‘올레 표식’이 정겹게 방향을 알려 줍니다. 바람과 햇살, 파도와 사람, 동행자와 침묵—이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우러지며, “걷는다”는 행위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어 줍니다.
구간별 매력 포인트와 걷기 전략
7코스는 총 4구간으로 나누어 여정을 계획하시면 부담 없이 완주가 가능합니다. ① **월평마을 ~ 삼매봉 구간 (4km)** : 평지와 낮은 언덕이 섞인 이 초반 코스는 워밍업에 적합하며, 중문해녀의집 앞에서 제주 감성 조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어촌마을 벽화가 인상적입니다. ② **삼매봉 ~ 법환포구 구간 (5km)** : 삼매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비교적 가파르지만 전망이 뛰어나 사진 포인트로 제격입니다. 법환포구는 조용한 어촌 분위기가 살아 있어 커피 한 잔과 함께 소소한 쉼을 즐기기에 이상적입니다. 카페 ‘포구다방’은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지역 감귤로 만든 에이드가 별미입니다. ③ **법환포구 ~ 황우지해안 구간 (5km)** : 이 구간은 제주 해안 절벽과 검은 현무암 지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집니다. ‘황우지 해안가’에서는 투명한 물빛과 바위 사이로 부서지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자연의 리듬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꺼내어 드시면, 어느 식당보다 더 근사한 식사가 됩니다. ④ **황우지해안 ~ 외돌개 구간 (3.6km)** : 마지막 구간은 해질 무렵의 산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시간대입니다. 외돌개에 이르면, 바다 위에 홀로 우뚝 솟은 바위와 붉게 물든 하늘이 환상적인 실루엣을 이루며, 하루 종일 걸어온 여정을 조용히 축복해 줍니다. 이곳에는 여행자들이 메시지를 남기는 작은 바위쉼터가 있어, 한 줄의 글귀를 남기고 여운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팁**: 전체 구간은 보통 5~6시간이면 완주 가능하며, 트레킹화를 포함한 방수 등산화, 햇빛 가리개 모자, 썬크림, 생수 1.5L, 초코바 등 간단한 간식을 챙기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각 구간마다 버스 정류장이 가까워 중간 하차 및 재진입도 용이합니다.
걸음으로 새긴 제주의 기억, 그리고 마음의 평화
제주 올레 7코스를 완주한 뒤, 여행자께서는 한 가지 공통된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처음에는 걷기였지만, 나중에는 멈추지 않고 싶었다.” 이 말은 길을 따라 마주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자신과의 침묵 속에서 얻은 내면의 평화를 의미합니다. 7코스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걷는 이가 어떤 마음으로 그 길을 대하느냐에 따라, 매순간의 장면이 삶의 비유처럼 다가옵니다. 바닷바람에 실린 해녀들의 호흡, 오솔길 위에서 마주친 들꽃의 색감, 검은 바위 위로 부서지는 파도의 소리—all of these become part of the traveler's own rhythm. 특히 마지막 외돌개에 다다랐을 때, 붉게 물든 수평선과 홀로 선 바위의 이미지가 깊은 인상을 남기며, “혼자이되 외롭지 않은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줍니다. 제주 올레길 7코스는 그래서 혼자서 걷기에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기에도 적절한 길입니다. 무엇보다 이 길은 목적지가 아닌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여행이며, 걸음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확신을 심어 줍니다. 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마음 한켠에 남은 것은 사진보다 깊은 풍경, 그리고 삶을 한 템포 늦추어도 괜찮다는 안도의 숨결일 것입니다. 제주가 그렇듯, 당신도 그렇게 느긋해도 좋습니다.